일본 주요 전력회사가 액화천연가스(LNG) 재고를 늘리며 중동발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주요 사업자의 LNG 재고가 전주보다 10%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아직 비상공급 요청은 없지만, 일본이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선제 대응에 들어갔다는 신호로 읽힌다.
일본은 세계 최대 LNG 수입국 중 하나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직접 통과하는 LNG 비중이 전체의 일부에 그친다는 점에서 단기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정부와 전력사들이 재고를 먼저 쌓는 이유는 에너지 시장이 물량 부족보다 심리적 공포에 더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실제 공급 차질이 현실화하지 않더라도 가격과 조달비용은 먼저 뛸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에너지 정책의 기본 원칙을 다시 보여준다. 평상시에는 효율이 중요하지만, 위기 국면에서는 여유분 자체가 경쟁력이 된다. 일본이 비축 확대와 조달 다변화를 동시에 챙기는 것은 단순한 재고 관리가 아니라 경제안보 전략의 일환이다. 중동 리스크가 길어질수록 이 같은 ‘버퍼 쌓기’는 일본뿐 아니라 다른 수입국에도 더 중요한 정책 과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