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지 15년이 지났지만, 일본 사회는 여전히 ‘재해 관련 사망’이라는 숙제를 완전히 풀지 못하고 있다. 이는 쓰나미나 붕괴 같은 직접 피해가 아니라, 장기 피난 생활과 건강 악화, 고립, 정신적 충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죽음을 뜻한다. 재난이 끝난 뒤에도 삶의 균열은 오래 지속된다는 사실을 다시 보여준다.
일본 정부는 이런 간접사망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해 왔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사회에서 재난은 단지 시설 복구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주거, 의료, 돌봄, 공동체 복원까지 이어지는 긴 시간의 정책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실제 현장에서는 시간이 지나며 지원이 약해지고, 피해자의 삶은 점점 ‘개인 문제’처럼 취급되기 쉽다.
15주기를 맞아 이 문제가 다시 조명되는 것은 과거를 추모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앞으로의 대형 재난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를 묻는 현재형 질문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험은 복구가 단순한 인프라 회복이 아니라, 사람의 일상과 관계, 건강을 되돌리는 긴 과정이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